시카고 피자와 더불어 또 하나 유명한 음식이 시카고 핫도그란다. 핫도그는 LA PINK 핫도그에서 먹으나 코스코에 파는 1.5불짜리를 사먹으나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지만 시카고 스타일 핫도그는 완전 다르다고 하니 먹어봐야지. 핫도그 집을 찾다보니 유독 눈에 띄는 집이 바로 이 집이었다. Hot Doug이라는 집. 교통도 불편하고 후진곳에 있다고 해서 처음엔 안가려고 했는데 하루 하루 지날수록 여기저기 가이드에서 너무 칭찬을 많이 하니까 몸이 근질거려 안 가볼 수가 없더라. 원래 하루 날 잡아서 왕복 5시간 거리에 있는 밀워키라는 도시에 밀러 맥주 공장에 다녀오려고 했었는데 사실 밀러를 좋아하지도 않고 가려는 이유는 단지 시카고 외곽으로도 가보고 싶은 마음과 공짜 술을 준다는 것 밖에 다른 이유는 없었다. 내가 밀러 공장 간다고 했더니 시카고 사람들조차 (다시 말해 미국 사람들) 뜨악하는 반응으로 왜 그런데를 가려고 하냐?고 하니까 사실 김 새기도 했고. 다시 생각해보니 밀러 공장에 다녀왔다고 블로그에 올렸던 두어명의 한국 사람들은 한국에서 시카고에 여행와서 한국서 밀러를 비싼돈 주고 사먹던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거나 미리 사둔 밀워키행 버스 왕복 표 25불을 포기하고 찾아간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지하철을 타고 내려서 또 버스를 타고 후미진 곳으로 갔더니 후진 간판의 허름한 Hot Doug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문전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먹으려면 줄 서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사람이 하나도 없기를 예상하진 않았으니 저정도 인파야 감안해야지 하면서 가까이 가서 보니 오마이갓 코너를 돌아 몇 십미터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네...오후 1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건물 벽을 따라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줄을 섰다. 보아하니 나같은 관광객은 없는 것 같고 다 로컬 사람들 같았는데 오늘 유독 줄이 긴 이유는 금요일 토요일에만 Duck Fat Fries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뭔진 몰라도 이놈이 진짜 유명한 것인가보다 생각하며 나는 얼떨결에 금요일에 와서 저 유명한 프라이를 먹을 수 있으니 운이 좋은건지 아니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하니 재수가 없는 건지 곰곰이 생각하며 서 있었다. 기분 나쁘게 여우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초겨울 날씨인데 남쪽나라에서 올라온 나는 더 춥고 점심때가 지났는데 아직 점심을 못 먹었으니 더 춥고 서있는것도 지겨워죽겠다. 내가 여기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과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뭐가 맛있길래 다들 법석인지 한번 맛이나 보고 가자는 생각이 겹치면서 앞뒤사람들 수다떠는거 엿들으면서 서 있기를 장장 1시간 30분! 드디어 입장. 카운터에서 주인 아저씨가 주문을 받고 있다. 주인 아저씨 이름이 Douglas라서 가게 이름이 Hot Doug이라고 어디선가 들었다. 넉살좋게 생긴 아저씨 기름 좔좔 흐르는것 보니 이 아저씨 돈 많이 벌었겠다는 생각도 들고...
요놈이 바로 Duck Fat Fries. 되게 얇게 썬 감자를 튀긴 것 같은데 사실 정확하게 어떻게 요리를 해서 Duck Fat Fries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Duck Fat에 튀겼다는 얘기인지. 그런데 정말 먹는 내내 고소한 훈제 오리 향이 나더라구. 신기해신기해. 정말 아이디어가 좋았다. 그래 이 정도면 칭찬받을 만 하다.
요놈이 바로 시카고식 핫도그. 핫도그에 뭐 넣을거냐고 물어봐서 everything이라고 했더니 아저씨가 Good choice라고 한다. 소세지 뿐만 아니라 커다란 피클이 들어가고 양파 볶은것도 들어가고 다른 이름모를 것들도 들어가서 색깔도 알록달록하고 뭔가 푸짐해보인다. 가격이 아주 저렴했는데 말이지 (2~3불 정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소세지가 짜지도 않았고 피클이 씹히니까 시원하면서 느끼하지도 않고 맛이 꽤 괜찮았다.